1980년 뉴욕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은 스포츠 역사상 가장 극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펼쳐졌습니다. 냉전의 긴장이 일상이었던 시대에 미국과 소련의 아이스하키 경기가 그 이야기인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훗날 '빙판 위의 기적'으로 불리는 이 경기를 살펴보겠습니다.
당시 소련의 아이스하키
'빙판 위의 기적'의 위대함을 이해하려면 먼저 당시 소련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위상을 이해해야 합니다. 1980년까지 소련은 이전 7번의 올림픽 중 6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최강의 세계 챔피언으로 군림하고 있었습니다. 거침없는 공격, 정교한 패스, 체계화된 팀워크가 특징인 소련의 아이스하키 플레이 스타일은 시대를 몇 년 앞선 것으로 평가받았습니다. 그리하여 1980년 레이크플래시드 동계올림픽에서 소련은 단순한 우승이 아니라 압도적으로 우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되는 팀이었습니다.
미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결성
미국 남자 하키 대표팀의 감독인 허브 브룩스는 통념을 뒤엎는 비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브룩스 감독은 기술뿐만 아니라 팀워크와 정신력을 기준으로 프로 선수가 아닌 대학 선수들로만 대표팀을 꾸렸습니다. 그는 소련 아이스하키에 대응하기 위해 스피드와 팀워크에 중점을 둔 엄격한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동기부여 시키고 불가능을 믿도록 선수들을 독려하였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미국 대표팀에 대한 기대는 상당히 미미했습니다. 특히 소련 대표팀의 노련한 프로 선수들과는 대조적으로 미국 선수들은 젊고 경험이 부족한 아마추어로 여겨졌습니다. 올림픽 전에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시범경기에서 소련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미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을 10-3으로 완파하면서 예상을 더욱 확고히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선수단 내부에서는 올바른 전략과 충분한 훈련만 있다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싹트고 있었습니다.
올림픽에서 만난 두 팀
1980년 2월 22일, 마침내 미국 아이스하키 팀과 소련 아이스하키 팀과의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8500명의 관중들은 선전하며 토너먼트에 진출한 자국 대표팀을 열렬히 응원했습니다. 모두가 예상한 대로 첫 번째 피리어드는 자신감 넘치고 체계적이었던 소련이 초반 득점을 하면서 1대 0으로 앞섰으나 미국의 버즈 슈나이더가 동점골을 기록하며 승부의 균형을 맞추었습니다. 하지만 소련은 특유의 팀워크를 뽐내며 다시 2대 1로 가져가며 1 피리어드를 끝내게 됩니다. 비록 스코어에서는 지고 있었지만 미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며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었습니다.
두 번째 피리어드가 시작되자 소련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경기의 흐름을 주도하며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습니다. 소련은 3-1로 리드를 벌렸고, 예상했던 각본대로 경기가 진행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미국 대표팀은 이에 굴하지 않고 빙판 위 모든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 계속 싸워나갔습니다. 마침내 2 피리어드 종료 전 득점을 해내며 미국 아이스하키 팀은 3-2로 격차를 좁힙니다.
3 피리어드에서 자신감으로 무장한 미국 아이스하키 팀의 기세는 엄청났고 그 결과 다시 한번 소련의 골문을 여는데 성공하여 3-3의 스코어를 만듭니다. 이 시점부터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당황한 소련을 파상공세로 밀어붙인 미국 대표팀은 종료 10분을 남기고 주장 마이크 에루지오니가 골을 기록하며 4대 3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경기장은 믿기지 않는 기쁨과 환호로 들끓었고, 미국 대표팀은 더욱 자신감에 차 있었습니다. 남은 시간 동안 소련은 계속 공격을 시도했지만 미국 골키퍼 짐 크레이그의 슈퍼 세이브에 막히면서 결국 경기는 미국의 승리로 돌아갑니다.
주요 선수
마이크 에루지오니의 빙상 안팎에서의 리더십은 미국에 리드를 안겨준 골뿐만 아니라 팀원들의 집중력과 동기를 유지하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짐 크레이그는 소련의 끈질긴 공격에 맞서 39번의 슈팅 중 36번을 막아내는 기적과도 같은 슈퍼 세이브를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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