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지을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이 펼쳐진다.
조별 리그에서 무난히 1위를 할 것이라는 예상이 틀리고 어렵게 2위로 16강에 올라간 대한민국. 반면 로베르트 만치니라는 명장의 지휘를 받으며 F조 1위로 진출한 사우디. 지난해 9월 영국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한국이 1대 0으로 승리하였고, 피파랭킹도 한국이 앞서지만, 현재 한국의 상황으로 볼 때 이런 기록들은 사실 무의미해 보인다.
지난 경기에서 피파랭킹 130위인 말레시아와의 경기에서 비기면서 체면을 구긴 한국과 지난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잡으며 돌풍을 일으키고,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조 1위를 기록한 사우디 아라비아는 분위기가 한국과는 사뭇 다르다. 과연 이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대한민국은 8강으로 향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다.
대한민국
지난 경기는 대한민국 대표팀 자신들에게도 꽤나 충격적인 경기였을것이다. 말레이시아와 치열한 경기를 펼치며 결국 3-3이라는 스코어로 경기를 마무리하고 그라운드에 서있는 선수들의 표정을 보면, 마치 패배한 것 같은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말레이시아는 피파랭킹 130위로 언론과 팬들 그리고 대표팀 자체에서도 신경 쓰지 않았던 팀이다. 한국의 김판곤 감독이 지휘하고 있어 조금의 관심을 받았지만 누구도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있는것이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들이 있다는 것이며, 실점만큼 골도 많이 넣었다는 사실이다. 이강인은 마치 메시를 연상케 하는 프리킥으로 역전골을 넣었고, 정우영의 페이스도 나쁘지 않았다. 이런 선수들의 폼과는 무관하게 클린스만 감독이 전술적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인데, 이 부분을 클린스만 감독이 이번 경기에서는 변화되어 돌아올지가 관건이다.
사우디 아라비아
사우디 아라비아는 이번대회에서 노련한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는 팀웍을 과시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만치니 감독은 우회적으로 자신감을 표현했고, 사우디의 팬들은 한국을 쉽게 이길 수 있다며 벌써 8강행을 자축하고 있다. 거기다 사우디는 아시안컵에서도 전통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이는 팀이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다른 중동팀들에 비해서는 피지컬은 조금 떨어지지만 그만큼 빠르고 기술적으로 다른 팀보다 뛰어나다. 조별예선에서 2승 1 무를 거두며 1위로 16강에 진출하였고 실점이 적다.
만치니 감독 아래에서 세대교체를 시작했는데, 주목할 선수로는 첫번째 10번의 살렘 알 다우사리를 들 수 있다. 알 힐랄에서 뛰고 있고 2023년 아시아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었다. 두 번째로는 필자가 1차전에서 가장 인상적이게 본 선수로 압둘라흐만 가리브를 들 수 있다. 개인 기량이 상당히 좋고, 기본기가 탄탄하여 탈압박 능력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이렇게 연륜과 젊음의 조화를 바탕으로 하는 역습은 위협적이지만 지속적으로 프레싱을 가하는 팀에게 약한 모습을 보인다.
그럼에도 승리를 기대하며
역대 최강 스쿼드라는 말이 무색하게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승리를 바라는 것은 이번 스쿼드로 우승을 하지 못하면 많이 아쉬울 것이라는 생각에서이다. 64년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선수들 자신들도 정말 이기고 싶은 경기일 것이다.
졌지만 잘싸웠다는 평가를 받은 월드컵과 아시안컵은 엄연히 다르다. 월드컵에서의 한국에 위치와 아시안컵에서의 한국의 위치는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대회 강력한 우승후보이고 앞서 말했던 대로 역대 최강 스쿼드를 자랑한다. 괴물 수비수라고 불리는 김민재, 역대급 재능으로 소속팀에서 음바페와 좋은 호흡을 보이는 이강인, 저돌적인 플레이어 황희찬, 대한민국의 주장이자 토트넘의 주장이며 EPL득점왕을 거머쥐었던 손흥민 등이 있다.
준비는 끝났고 이제 경기가 시작되면 오롯이 11명의 선수들이 사우디에 맞서 싸워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번만큼은 맞춤 전술을 준비했을지 궁금해지는데, 결과가 어찌되었든 저번 경기에서처럼 무기력한 경기력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기 시간이 늦어 졸린 눈을 비비며 시청할 팬들을 위해서 한 발짝 더 뛰며 꼭 승리해 줄 것을 기원하며 글을 마친다.